「헤아릴 수 없는 헌신의 시간」, 손부경(예술학/미술비평), 2015

2015.7. 제3회 아마도 애뉴얼날레 <목하진행중> 비평글

기본적으로 작가는 해당 기획의 특수한 맥락에 기초하여(context-specific)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간 몇 차례의 난상 토론을 통해 소개되었듯이, 표면적으로 작가가 이번에 시도하는 일련의 저예산 비대상적(non-object based) 작품들은 자신이 그동안 해오던 작업과 형식적으로 꽤 큰 차이를 보인다.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작가는 장시간의 수공예적 노동을 요구하는 부피 큰 작업들, 심지어 제작비용도 큰 작업들을 해왔다. <Duet>과 <Monologic Cocoon>, 대학원 졸업 작품인 <Nightmare_Vault> 등 에폭시로 마감한 골판지 구조물들은 그런 작업 과정을 반영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작가가 해온 작업들은 높은 수준의 기술적 완성도와 흥미로운 구조를 바탕으로 특유의 스타일과 논법을 보여주는데, 이는 (아마도 애뉴얼날레를 비롯한)몇몇 신진 작가공모와 같은 제도적 관심이 이어진다는 사실을 통해 뒷받침된다. 조각 전공자로서 자기 작업의 스타일을 구축하고 미술제도의 관심을 구하는 일련의 행보는 재능 있는 젊은 작가의 일반적인 성장과정일 것이다. 그러나 그런 발전도 속에는 신진 작가들이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또 다른 조건들이 산재해 있다. 예컨대 제도와의 갑을 관계, 소위 열정 노동, 작품 제작비나 생활비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들 수 있다. 알다시피, 일반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끄는 예술형식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노동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작업실과 자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려면 작품 판매 이외의 수입이 필요한데, 이는 종종 선배 작가의 어시스턴트 생활을 강제한다. 문제는 이 모든 노력 끝에 소위 유망한 신진 작가로 언급된다 할지라도 안정된 작품 활동을 보장받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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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아마도 애뉴얼날레<목하진행중> 도록(아마도예술공간 문의)에서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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